
국내 금융 지형이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며 다극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발맞춰 금융그룹들이 단순한 영업망 확장에서 벗어나 지역 밀착형 금융 거점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며, 서울에 집중된 기존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기존의 중앙 집권적 금융 체계에서 벗어나, 권역별 산업 기반과 결합한 특화된 금융 기능의 분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는 자산운용 중심지로 부상하며 주요 금융지주들의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KB금융은 KB금융타운 조성을 통해 계열사들을 집적시키고, 전주를 자산운용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자산운용 및 투자금융 기능을 전주로 집중시켜 그룹 내 핵심 거점으로 삼는 한편, 부산과 광주 등 타 권역에도 특화 전략을 펼치며 다층적 거점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기업금융과 자산운용 기능을 연계한 채널을 신설하며, 지역 산업 수요에 기반한 실질적 금융 공급 체계 구축에 나섰다.
NH농협금융은 부산·울산·경남으로 구성된 동남권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해운·항공 등 고부가 산업 기반을 활용해 약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며, 전문성과 정책성을 겸비한 금융 모델을 구축 중이다. 반면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해 글로벌 및 디지털 금융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공항과의 접근성을 활용한 국제 금융 연계와 데이터 기반의 캠퍼스형 설계로, 미래 지향적 금융 인프라를 선도하려는 포석이다.
이 같은 거점 전략은 단순한 정책 대응을 넘어 금융지주의 수익 구조 전환과 깊이 연결돼 있다. 은행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자산운용, 기업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생산적 금융을 확대함으로써 비은행 부문 수익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와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북 중심의 경쟁은, 장기적으로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와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