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달러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달러보험 초회보험료는 158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월 1769억원보다 10.4%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감소세는 시장의 과열 조짐에 대응한 규제 당국의 경고와 보험사의 내부 관리 강화가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단기 환차익 기대에 기반한 투자 심리가 다소 진정된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15일 달러보험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며, 상품의 본질이 환테크 수단이 아닌 보험임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이 상품은 납입금 전액이 투자에 회용되지 않으며, 위험 보장 비용과 사업비가 차감되는 구조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환율 상승 시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하락 시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감소하는 이중 구조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장의 수요 구조도 변화를 겪고 있다. 전체 판매 건수는 2023년 1만1977건에서 2024년 4만594건으로 증가했고, 2025년 1~10월까지 9만5421건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그 성격은 개인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연금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며, 일부 생명보험사에서는 기업 고객이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고객의 평균 초회보험료는 개인 대비 5배 이상 높으며, 방카슈랑스 내 기업 거래 비중도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자산과 매출 통화를 일치시켜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려는 기업의 전략적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단기 투자 심리에서 벗어난 실수요 기반의 시장 재편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달러보험 시장이 이제 막 과열 국면을 지나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주요 금융 시장에서도 달러보험은 장기적인 재무 관리 도구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 시장 역시 리스크 관리 목적의 수요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의 성장은 투자 기대보다는 기업 재무 전략과 연계된 실질적 수요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