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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화]

형의 거짓, 잔서의 이름

작성: 2026.03.31 00:11 조회수: 27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새벽 부엌에 불을 지피면 가장 먼저 오는 것은 따뜻함이 아니라 연기였다. 담소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부지깽이로 아궁이 안의 재를 긁었다. 덜 마른 장작이 끼익 소리를 내며 타올랐고, 매캐한 기운이 눈시울을 찔렀다. 그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닦으면 손에 재가 묻고, 재가 묻으면 밥에 묻는다. 삼 년 동안 객잔에서 배운 가장 쓸모 있는 이치는 대개 이런 것이었다. 아픈 건 참아도, 밥은 망치지 말 것.

솥에 물이 끓기 시작할 즈음, 뒤에서 발소리가 났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러나 일부러 소리를 죽이지 않는 걸음이었다. 노경천이었다. 사형은 아침마다 이렇게 왔다. 소하가 먼저 일어나는 것을 알면서도, 꼭 한마디는 붙이려는 사람처럼 늘 비슷한 시각에 부엌 문턱을 넘었다. 경천이 솥 옆에 서서 국자를 집어 들었다.

"죽은 좀 되직하게 쑤어라. 묘련이 어제 그러더구나. 물을 너무 많이 넣는다고."

소하는 고개만 끄덕였다. 경천이 묘련의 이름을 입에 올릴 때마다 목 안쪽이 미세하게 조였다. 형이 묘련에게 친절한 건 알고 있었다. 그 친절이 진심인지, 계산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소하는 아직 판단을 미루고 있었다. 어젯밤 종이 위에서 읽은 낯선 이름이 입안에 걸려 있었다. 정묵산. 위무강의 잔서를 찾아라. 그 아래 적혀 있던 지명 세 글자가 밤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이름을 형에게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반가워할까. 아니면 소하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눈빛이 달라질까.

"형."

"응?"

"정묵산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국자가 멈췄다. 아주 짧게. 숨 한 번 들이쉬는 것보다 짧고, 눈 한 번 깜빡이는 것보다 길었다. 하지만 소하는 그 멈춤을 놓치지 않았다. 검끝이 살을 스치기 직전의 정적처럼, 짧아서 더 분명한 틈이었다.

"정묵산?"

경천이 곧바로 웃었다.

"글쎄, 어디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왜 갑자기?"

"어제 장터에서 행상이 그런 지명을 흘리더군요. 약재가 좋다고."

거짓말이었다. 소하는 형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다. 적어도 운교객잔에 오기 전까지는. 형의 시선이 자신의 얼굴 위를 한 번 훑는 게 느껴졌으나, 그는 아궁이만 바라보았다. 불꽃이 장작을 타고 올라가는 방향만 보았다. 위로, 위로. 사람의 눈을 보면 마음이 먼저 흔들릴 것 같았다.

"약재라. 묘련에게 물어보면 알겠구나. 걔는 산 약초에 밝으니까."

말은 가벼웠지만 손등에는 힘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소하는 그 손을 보았다. 검을 쥘 때도, 거짓을 삼킬 때도 형은 손부터 굳었다. 경천은 더 묻지 않고 부엌을 나갔다. 발소리는 뒤뜰 쪽으로 향했다. 소하는 형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숨을 내쉬었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형에게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 자체가, 삼 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은 종류의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작은 한마디였을 뿐인데 오래 잠겨 있던 문에 처음으로 손을 댄 기분이 들었다.

아침 식사가 끝난 뒤, 마당에서 빨래를 정리하던 묘련이 줄 아래로 지나가는 소하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부른 것도 아니고 막아 세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나가지 못하게 한 손길이었다.

"야."

"……예."

"예가 아니라."

묘련이 젖은 저고리를 털었다.

팡.

천이 펴졌다. 그녀는 빨래를 보는 척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아까 그 사람 표정 봤어?"

"형이요?"

"그래, 네 형. 네가 정묵산 얘기 꺼냈을 때 국자 잡은 손이 하얘졌어. 나, 부엌 창으로 다 봤거든."

소하는 묘련의 얼굴을 보았다. 열여섯 살 소녀의 눈이 아니었다. 삼 년 동안 객잔을 지키며 강호인들의 허세와 거짓말을 수없이 걸러 낸 눈이었다. 술 취한 도객이 허풍을 떠는지, 상단 호위가 칼값을 부풀리는지, 떠돌이 의원이 진짜 약을 아는지 모르는지, 묘련은 늘 한 번에 알아봤다.

"……그랬습니까."

"그랬습니까가 아니지."

묘련은 빨래를 줄에 걸며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뭘 숨기는지는 네가 더 잘 알 테니까 내가 참견할 건 아닌데, 정묵산은 나도 들어본 적 있어. 엄마 약첩에 있었거든. 정묵산 북록의 석청초, 혈을 막는 데 쓰는 약재 옆에 적혀 있었어. 지명 옆에 뭔가 표시도 있었는데, 약재 표시 같지는 않았지."

소하의 발이 멈췄다. 정묵산, 약첩, 사부의 잔서. 따로 놓여 있던 조각들이 갑자기 한 선 위에 올라섰다. 묘련은 그의 반응을 굳이 확인하지 않은 채 다음 빨래를 집었다. 소하는 묘련의 어머니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삼 년 동안 한지붕 아래 살면서도, 묘련이 먼저 꺼내지 않는 이야기는 묻지 않았다. 그것이 이 객잔에서의 예의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부의 이름이 묘련의 집안과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약첩, 아직 있습니까?"

"있지. 어디 가겠어."

묘련이 빨래를 다 널고 손을 털었다. 그러다 잠시 멈추고 소하를 똑바로 보았다. 눈 아래에는 잠 못 잔 그림자가 옅게 내려앉아 있었다.

"근데 말이야. 너 떠나려는 거지?"

바람이 빨래를 흔들었다. 젖은 천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소하의 신발 코에 닿았다.

"……아직 모릅니다."

"거짓말."

묘련의 목소리가 갈라지려다 멈췄다. 그녀는 곧장 등을 세웠다. 약한 소리를 들키기 싫다는 듯 일부러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 형이 오고 나서부터 너 새벽에 잠을 안 자잖아. 아궁이 불 지피는 시간도 한 시진은 빨라졌어. 밤마다 마당을 몇 번이나 도는지도 알아. 떠날 사람들만 그러더라. 짐은 안 싸도, 마음부터 먼저 문밖으로 나가 있는 사람들."

소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묘련이 빨래 바구니를 들어 올리며 덧붙였다.

"약첩은 내 방 찬장 아래 서랍에 있어. 네가 필요하면 가져가."

발소리가 부엌 쪽으로 멀어졌다. 소하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묘련이 자기에게 준 것은 약첩만이 아니었다. 떠나도 된다는 허락이었다. 그래서 더 무거웠다. 붙잡지 않겠다는 말이 붙잡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아프게 들릴 때가 있었다.

오후가 되어 노경천이 돌아왔다. 어디를 다녀온 건지 외투 끝에 먼지가 묻어 있었고, 칼집 아래쪽에는 마른 풀잎이 끼어 있었다. 북쪽 큰길이 아니라 동쪽 산기슭의 억센 풀에서나 묻을 법한 것이었다. 소하는 그것을 보고도 묻지 않았다. 묻는 순간, 형이 준비한 대답만 듣게 되리라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소하야."

마당 구석에서 깨진 항아리를 치우던 소하가 고개를 들었다. 경천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그래서 더 쉽게 사람을 안심시키는 목소리였다.

"형이 생각해 봤는데, 이 객잔에 계속 있는 건 위험하다. 흑풍채가 현상금까지 내걸었으니 시간문제야. 사부님이 남기신 것이 있다면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형이 다 알아서 할 테니, 같이 나서자."

갈등은 그 한마디로 또렷해졌다. 떠나야 한다는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형이 먼저 길을 정하고, 자신은 그 뒤를 따르라는 뜻이 그 안에 섞여 있었다. 소하는 손에 쥔 항아리 조각을 내려다보았다. 사부님이 남기신 것. 경천이 그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아침에 정묵산을 물었을 때는 모른 척하던 입이 반나절 만에 사부의 유물을 입에 올리고 있었다. 그 사이 형은 분명 어딘가를 다녀왔다. 아마 확인하러. 소하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무엇을 먼저 손에 넣을 수 있는지.

"형은 사부님이 무엇을 남기셨는지 알고 계십니까?"

경천의 미소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분명했다.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짐작은 있지. 형을 믿어라, 소하야."

형을 믿어라.

그 말이 예전에는 지붕 같았다. 비를 막아 주고 바람을 막아 주는 말. 그런데 지금은 빗장처럼 들렸다. 안에서 걸어 잠그는 소리처럼.

소하는 항아리 조각을 내려놓았다. 날카로운 단면에 손바닥이 벴다. 피가 한 줄기 흘렀으나 닦지 않았다. 통증이 오히려 정신을 붙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래전의 한 장면이 스쳤다. 사부가 어떤 서첩을 경천에게 건네지 않았을 때, 마루 끝에 서 있던 사형의 얼굴. 수련을 더 시켜 달라 조르던 때의 표정이 아니었다. 갖지 못한 것을 끝내 놓지 않겠다고 다물어진 얼굴이었다. 그 얼굴이 지금의 미소 뒤에 겹쳐 보였다.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짧은 침묵이 흘렀다. 경천의 눈이 미세하게 좁아졌다가 다시 풀렸다. 기세를 누르는 사람의 눈이었다. 화를 내지 않는 대신, 화를 보이지 않기로 정한 사람의 눈.

"그래, 천천히 생각해라. 하지만 오래 끌 일은 아니다. 강호는 망설이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까."

경천은 웃으며 돌아섰다. 그 등이 뒤뜰 너머로 사라진 뒤, 소하는 피 묻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처음이었다. 형의 말 앞에서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은 것이. 짧은 한마디였을 뿐인데, 가슴속에서는 오래 묶여 있던 매듭 하나가 비틀리며 풀리는 듯했다. 두려움 끝에 아주 작은 숨통이 열렸다. 의심만 남은 것이 아니었다. 그 틈으로, 스스로 고를 수 있다는 감각이 처음 스며들었다.

해가 기울어 객잔 처마에 긴 그림자가 드리울 무렵, 소하는 묘련의 방 앞에 섰다. 문을 두드리려다 손을 내렸다. 다시 올렸다. 세 번째에야 문이 안에서 열렸다.

"서랍은 왼쪽이야. 약첩은 천으로 싸여 있고."

묘련이 문을 더 열며 비켜섰다. 소하는 그녀의 눈이 부어 있지 않은 것을 먼저 보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무거웠다. 울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걸, 삼 년이면 안다.

찬장 아래 서랍을 열자 기름종이에 싼 낡은 약첩이 나왔다. 모서리는 삭아 부스러질 듯했고, 글씨는 가늘고 단정했다. 묘련의 어머니 글씨였다. 소하는 조심스럽게 장을 넘겼다. 석청초, 감근, 자화지정. 약재 이름들 사이로 지명이 간간이 적혀 있었다. 산의 습기, 흙의 성질, 채취 시각까지 적힌 꼼꼼한 기록이었다. 그리고 일곱 번째 장 하단에서 그의 손이 멈췄다.

정묵산 북록, 석벽 뒤 삼층 석굴.

동그라미가 아니었다. 별표였다. 약재를 표시한 흔적이 아니라 따로 눈여겨보라는 표식 같았다. 그리고 그 옆에 아주 작은 글씨로 네 글자가 더 적혀 있었다.

위(魏), 불전(不傳).

소하의 손끝이 얼어붙었다. 위. 사부의 성이었다. 불전. 전하지 않는다. 무엇을 전하지 않는다는 뜻인지, 누구에게 전하지 않는다는 뜻인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그래서 더 서늘했다. 사부가 남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전해져야 하고 누군가에게는 전해지지 말아야 하는 물건이었다. 그 누군가 안에 형이 들어 있는지, 자신이 들어 있는지, 혹은 둘 다인지 알 수 없었다.

"묘련."

"응."

"어머님은……강호인이셨습니까?"

묘련은 문틀에 기대 선 채 바깥을 보았다. 처마 아래로 보이는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몰라. 엄마 얘기는 아버지도 잘 안 하셨으니까."

묘련이 작게 웃었다. 웃음이라기보다 웃는 모양만 남은 소리였다.

"근데 약초 캘 때 가끔 이상한 걸 알고 계시긴 했어. 독초 해독하는 법 같은 거. 혈맥이 막혔을 때 어느 자리를 먼저 풀어야 하는지. 객잔 주인 아내가 알 만한 건 아니었지."

소하는 약첩을 천으로 다시 쌌다. 품에 넣지 않고 묘련의 서랍에 도로 넣었다.

"가져가라니까."

"이건 어머님이 남기신 것입니다. 여기 있어야 합니다."

"……바보."

묘련이 돌아섰다. 그 한마디는 핀잔 같았지만, 소하는 그 안에 섞인 떨림을 들었다. 떠날 사람에게 끝내 짐 하나 더 얹어 주지 않으려는 마음. 그러면서도 혼자 보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었다.

소하는 방을 나오며 문을 닫았다. 그때 복도 끝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스친 듯했다. 사람 그림자 하나가 뒤뜰 쪽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졌다. 소하의 등이 서늘해졌다. 경천의 방은 뒤뜰 옆이었다. 그림자의 키와 걸음새가 형의 것과 닮아 있었다.

밤이 깊어 객잔이 고요해진 뒤에도 소하는 잠들지 않았다. 천장의 나뭇결을 세며 생각했다. 형은 정묵산을 알고 있었다. 묘련의 어머니도 사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두 사실 사이에 놓인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형에게 먼저 답을 구하면 돌아오는 것은 형이 고른 답뿐일 것이다.

소하는 손바닥의 벤 자리를 쥐었다. 마른 피딱지가 갈라지며 작은 통증이 또렷하게 번졌다. 그는 그 통증을 놓치지 않았다. 검을 다시 잡던 새벽에도 그랬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도망칠 곳을 잃는다. 그래서 오히려 결심이 선명해질 때가 있었다.

내일 아침에는 형보다 먼저 움직인다.

그 생각이 선 순간, 망설임은 조금 가벼워졌다. 혼자 갈지, 묘련에게만 말하고 갈지, 형을 끝까지 속일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남이 정한 길을 뒤따르지 않겠다고, 소하는 조용히 이를 악물었다. 선택은 이미 끝난 셈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뒤뜰 쪽에서 낮고 짧은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도, 바람 소리도 아니었다. 누군가 문을 여닫는 소리였다. 경천의 방 쪽이었다. 이어서 아주 희미한 금속성 마찰음이 났다. 칼집이 문설주에 스친 듯한 소리. 소하는 숨을 죽인 채 몸을 일으켰다. 형이 지금 떠나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누군가가 형을 찾아온 것인가.

그리고 문턱에 발을 옮기기 직전, 뒤뜰 바람을 타고 낯선 향 냄새가 아주 희미하게 스며들었다. 객잔에서 피우는 향이 아니었다. 사문에서 제를 올릴 때 쓰는 향과도 달랐다. 너무 옅어서 더 수상한 냄새였다. 소하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노경천이 먼저 움직인 것인지, 객잔 안에 형 말고 다른 손이 들어온 것인지, 그 답은 문밖 어둠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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