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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3화]

먹물이 마르기 전에 읽어야 할 것들

작성: 2026.05.08 11:33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장시 북쪽 끝 기름집 골목은 아침에도 반쯤 어두웠다. 처마가 낮고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한낮이 되어야 겨우 바닥에 햇살 한 줄기가 닿았다. 기름 냄새와 젖은 나무 냄새가 섞여 골목 전체에 낮게 깔려 있었고, 분타 안은 그보다 더 어두웠다. 진무백은 한쪽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무릎 위에 종이 두 장을 올려 두었다. 왼쪽은 품 안에 오래 있어 체온이 밴 매화 문양 절반짜리 종이였고, 오른쪽은 어젯밤 벽 틈에서 꺼낸 젖은 쪽지였다. 두 장을 나란히 놓고 보는 건 처음이었다.

쪽지의 먹물은 습기를 먹어 군데군데 번져 있었다. 그런데 번진 방향이 이상했다. 보통 먹물이 젖으면 안쪽으로 모이거나 사방으로 퍼지는데, 이 쪽지의 번짐은 오른쪽 아래 한 방향으로만 몰려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붓을 그쪽으로 기울인 것처럼. 그 번진 자리 바로 위에 글자 하나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진무백은 두 종이의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맞댔다. 매화 문양의 꺾인 선이 쪽지의 번짐 방향과 정확히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완전히 무관하다고 잘라 말할 수도 없었다. 서백하가 이것을 두 조각으로 나누었다면, 그 이유가 있을 터였다.

진무백은 잠시 숨을 고르며 두 종이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손바닥 위에 올려 두자 매화 문양의 먹물이 손금 사이로 번지는 것처럼 보였다. 착각이었다. 그러나 그 착각이 한 박자 동안 손을 멈추게 했다. 서백하는 왜 이것을 두 곳에 나누어 숨겼는가. 한 사람이 두 조각을 모두 갖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두 조각을 맞댈 수 있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인지. 그 차이가 지금 이 순간 진무백에게는 작지 않았다.

"뭘 그렇게 들여다봐요."

당소연이 문가에 서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진무백은 몰랐다. 발소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의원 출신이라 그런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인 건지, 두 달 가까이 같이 다녔어도 아직 몰랐다. 그녀의 시선은 무릎 위 종이 두 장에 잠깐 머물렀다가 진무백의 얼굴로 올라왔다.

"장부 쪽지."

"나도 알아요. 뭘 봤냐고."

진무백은 대답 대신 종이 두 장을 접어 품 안에 넣었다. 당소연의 눈이 그 동작을 따라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어떤 항의보다 또렷했다. 진무백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알면서도 접어 넣었다. 그것이 지금 이 동맹 안에서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선택이라는 것도.

구칠이 뒷방 쪽에서 나왔다. 이 어두운 분타 안에서 혼자 활기찬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그 활기가 반 박자 느렸다. 손에 밥그릇을 들고 있었다. 아이들 아침밥이었다. 그릇을 내려놓으며 진무백 쪽으로 눈길을 던졌다.

"형님, 거 종이 두 장 나란히 놓고 뭐 하셨어요? 내가 뒤에서 다 봤는데."

"언제부터 봤어."

"처음부터요."

구칠이 어깨를 으쓱했다.

"근데 물어보기가 좀 그랬죠. 형님 그 표정 있잖아요, 건드리면 물 것 같은 표정."

진무백은 대꾸하지 않았다. 구칠은 그걸 동의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편리하고, 때로는 불편했다.

"근데 형님, 그 쪽지 먹물 번진 거 보셨어요? 내가 어젯밤에 한 번 더 들여다봤는데."

구칠이 목소리를 낮췄다. 장난기가 빠진 자리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와 있었다.

"그게 그냥 젖어서 번진 게 아니에요. 개방에서 오래 있다 보면 알거든요. 암호 먹물이라고, 일부러 물에 닿아야 글자가 드러나게 쓰는 방식이 있어요. 분타주 이전 어르신들이 간간이 쓰던 방식인데, 요즘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분타 안이 조용해졌다. 기름집 골목 바깥에서 수레 바퀴 소리가 지나갔다가 멀어졌다. 당소연이 팔짱을 끼고 구칠을 보았다. 시선이 날카로웠다.

"그걸 왜 지금 말해요."

"어젯밤에 확신이 없었으니까요."

구칠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방식을 아는 사람이 현재 분타 안에 있다는 게 좀 꺼림칙해서요. 말하고 나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진무백이 품에서 쪽지를 다시 꺼냈다. 이번에는 매화 문양 절반은 그대로 두고 쪽지만 꺼냈다. 번진 먹물 쪽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천천히 말했다.

"물에 다시 적셔야 해."

"그러면 남은 글자도 번질 수 있어요."

당소연이 바로 말했다. 목소리에 감정이 없었다. 그게 오히려 더 단호하게 들렸다.

"아랫부분 선명하게 남은 글자 하나 지워질 수도 있고요."

"알아."

"그래서요?"

진무백은 잠시 쪽지를 들여다보다가 다시 접었다.

"지금 당장은 안 해. 다른 방법 먼저 찾아봐야지."

구칠이 무릎을 탁 쳤다.

"맞아요. 우리 사부님 그러셨거든요. 모르면 더 망치기 전에 먼저 아는 사람 찾으라고. 그게 진짜 머리 쓰는 거라고."

"사부님이 언제 그런 말씀을 하셨대요."

당소연이 차갑게 잘랐다.

"제가 좀 꾸몄죠, 뭐."

구칠이 전혀 부끄러운 기색 없이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이 끝나는 자리에서 눈빛이 잠깐 다른 방향을 보았다. 진무백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혜륜이 마당 쪽 문으로 들어왔다. 새벽부터 아이들 기침 소리를 듣고 나가 약재를 구해 온 모양이었다. 손에 천 쪼가리에 싼 작은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 소림 무승이 장시 약재 골목에서 흥정을 했을 거라는 그림이 진무백 머릿속에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혜륜은 꾸러미를 내려놓으면서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 무표정이 이 분타 안에서 가장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청연 도인은?"

혜륜이 꾸러미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분타 바깥 골목 쪽에서 보고 왔다. 움직임이 있다고."

진무백이 일어섰다.

"어느 쪽."

"장시 쪽이 아니라 성문 방향. 낯선 복색이 둘."

구칠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완전히 빠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오래 강호를 돌아다닌 사람의 조심성이었다.

"낯선 복색이요. 흑야루 쪽 사람이에요?"

"모른다. 아직은."

당소연이 소매를 정리하며 진무백 옆에 섰다. 말 한마디 없이 그 자리에 선 것만으로 이미 뭔가를 결정한 사람의 자세였다. 진무백은 그 방향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두 달 사이 생긴 버릇이었다. 그리고 그 버릇이 때로는 든든하고, 때로는 부담이었다.

"나 먼저 나간다."

진무백이 구칠에게 시선을 던졌다.

"너는 아이들 옆에 있어."

"형님, 저 정보꾼이에요. 현장에 있어야—"

"정보꾼이면 아이들한테서도 정보 뽑을 수 있겠네."

구칠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이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진무백은 한 가지를 다시 생각했다. 암호 먹물 방식을 아는 사람이 분타 안에 있다는 구칠의 말. 구칠이 그걸 어젯밤에 알았다면, 왜 지금까지 기다렸는가. 확신이 없었다는 말은 절반만 이유가 될 수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아직 모른다. 그리고 그 모른다는 사실이 지금 이 분타 안에서 가장 조용하게 무거운 것이었다.

품 안에서 두 종이가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 매화 문양 절반과 먹물 번진 쪽지. 아직 맞대지 않은 두 개의 조각. 골목 바깥에서 청연 도인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진무백은 분타 문을 밀며 차가운 아침 공기 속으로 나섰다. 먹물이 마르기 전에 읽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 읽어야 하는지, 함께 읽어야 하는지, 그 선택이 오늘 이 골목 안에서 조금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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