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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화]

그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작성: 2026.04.18 18:19 조회수: 30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설명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구청 대강당 복도는 형광등이 켜진 채였다. 의자 접는 소리가 안쪽에서 들렸고, 리놀륨 바닥에는 누군가 흘린 커피 자국이 아직 닦이지 않았다.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복도는 이미 저녁처럼 느껴졌다. 선우는 복도 끝 자판기 앞에 서서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 커피는 이미 식었고, 그는 마시지 않고 있었다.

장하늘이 다가온 건 그때였다. 가방 끈을 어깨에 걸친 채 스마트폰 화면을 기울이며 말했다.

"이거 봐요."

설명회 시작 직전에 찍은 주차장 사진이었다. 화면 오른쪽 구석, 검정 점퍼 차림의 남자가 차 한 대 옆에 서 있었다. 각도가 비껴 있어서 얼굴이 반쯤 잘렸지만 체형과 자세는 또렷했다. 선우는 화면을 손으로 받아 두 손가락으로 확대했다. 말이 없었다.

"마틴 씨가 어제 본 사람이랑 같아요?"

선우가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이미 전화를 걸고 있었다. 마틴은 세 번 만에 받았다. 하늘이 사진을 캡처해 문자로 보냈고, 마틴은 삼십 초쯤 조용히 있다가 짧게 말했다. 선우는 하늘의 표정이 굳는 걸 봤다. 전화가 끊겼다.

"맞대요."

하늘이 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잠깐 숨을 고른 뒤 덧붙였다.

"제보자한테 이름 한 번 넣어봤어요. 은평 현장에서 하청 관리 쪽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있는데, 이름이 윤태식이에요. 철거업체 소장."

선우의 손 안에서 종이컵이 살짝 눌렸다. 커피가 넘칠 뻔했다. 그는 컵을 자판기 위에 올려놓고 팔짱을 꼈다. 복도 끝에서 직원 두 명이 접이식 탁자를 끌고 지나갔다. 바퀴 소리가 바닥을 긁었다.

"지금 그 사람이 이 현장에도 붙어 있다는 거야?"

"확인은 더 해야 해요. 근데 오늘 주차장에 있었던 건 맞고, 마틴 씨도 확인했으니까."

하늘이 수첩에 뭔가를 빠르게 적었다. 선우는 복도 유리창 너머 주차장을 봤다. 차들은 거의 빠져나간 뒤였다. 그 검정 점퍼 남자도 없었다. 하늘이 수첩을 덮으며 말했다.

"법인명 질의에 답 안 주면 기사 쓸 수 있어요. 근데 윤태식 이름이 은평 현장이랑 연결되면 그게 더 커요. 어느 쪽 먼저 잡을지 지금 정해야 해요."

선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정할 수 없었다.

서미라는 상인회 사람들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오다가 선우를 봤다. 선우가 손짓으로 불렀다. 서미라가 가방을 고쳐 메며 다가왔다. 오늘 설명회 내내 앞줄에 앉아 질의서를 낭독했던 사람치고는 얼굴이 피곤해 보였다.

"윤태식이라는 사람 알아요?"

선우가 바로 물었다. 서미라의 걸음이 한 박자 늦었다. 표정이 바뀌는 게 보였다. 눈꼬리가 당겨지는 것도 아니고 눈을 피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어딘가에 걸린 것처럼 잠깐 멈췄다.

"왜요."

한 단어였다. 물음표가 없는 것처럼 들렸다.

"설명회 주차장에 있었어요. 마틴 씨가 예전에도 봤던 사람이고."

서미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복도 끝에서 청소 직원이 걸레를 밀고 지나갔다. 형광등 하나가 깜빡였다. 선우가 조용히 물었다.

"남편 사고 때 현장이 은평이었어요?"

서미라가 그를 봤다. 오래 봤다.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대답이었다.

선우는 더 밀지 않았다. 지금은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자판기 위에 올려둔 종이컵을 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식은 커피는 반 이상 남아 있었다. 하늘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수첩을 다시 폈다. 뭔가를 적는 척하며 시선을 피해줬다.

밖으로 나오자 바람이 쌀쌀했다. 구청 주차장 입구 쪽에 오토바이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그 옆에 남자가 서 있었다. 검정 점퍼가 아니라 짙은 회색 작업복이었다. 하지만 선우는 한눈에 알아봤다. 사진에서 본 체형이었다. 남자가 먼저 말했다.

"오선우 씨 맞죠."

말투는 질문이 아니었다. 선우는 멈췄다. 서미라와 하늘도 뒤에서 걸음을 멈추는 게 느껴졌다.

"윤태식입니다. 철거 현장 소장."

남자가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냈다. 선우는 받았다. 명함은 두꺼운 종이였고 인쇄는 평범했다. 회사 이름은 '한성건업'이었다. 선우가 명함을 손에 쥔 채 남자 얼굴을 봤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협박하러 온 사람의 얼굴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정보를 주러 온 사람의 얼굴인지도 몰랐다.

"할 말 있어서요. 짧게."

"여기서요?"

"조용한 데 가도 되는데, 어차피 할 말은 두 마디예요."

"해요."

윤태식이 한 발 당겨 서며 낮게 말했다.

"조합 측 서면 답변, 이미 초안 나왔어요. 법인명은 계속 안 줄 거고, 감정가 적정 여부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쓸 겁니다. 다음 주 금요일 접수할 거예요."

선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걸 왜 나한테."

"내가 그 답변서 타이핑 보조했거든요. 어젯밤에."

짧은 침묵이 왔다. 하늘이 수첩을 꺼냈다가 멈췄다. 선우는 명함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두 번째 말은요."

윤태식이 잠깐 주차장 안쪽을 봤다. 차 한 대가 느리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가 다시 선우를 봤을 때 목소리가 한 층 낮아졌다.

"은평 현장 사진, 나한테 있어요. 아직은 못 드려요. 근데 없애진 않을 거예요."

그게 끝이었다. 윤태식은 오토바이 쪽으로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시동을 걸었다. 소리가 크지 않았다. 배기음이 주차장 콘크리트 바닥을 따라 퍼지다 사라졌다. 선우는 한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뒤에서 하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 저 사람이 우리한테 정보 준 거예요?"

"아직 모르지."

선우가 돌아섰다. 서미라는 입을 다문 채 주차장 출구를 보고 있었다. 이미 오토바이는 사라진 뒤였다. 하늘이 수첩에 뭔가를 적으며 중얼거렸다.

"금요일까지 닷새. 답변 내용 알고 있으면 반박 자료 먼저 준비할 수 있어요. 근데 저 사람 정보가 맞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맞아. 그래서 확인해야지."

"어떻게요?"

선우는 대답 대신 서미라를 봤다. 서미라가 눈을 돌렸다.

"미라 씨."

서미라가 잠깐 눈을 감았다 떴다. 선우는 그냥 물었다.

"괜찮아요?"

서미라가 한 박자 쉬고 말했다.

"금요일까지 닷새예요. 그 전에 움직여야죠."

대답이 아니었다. 하지만 선우는 알아들었다. 그게 지금 서미라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말이었다.

세 사람은 구청 주차장을 나왔다. 저녁 바람이 골목 쪽에서 불어왔다. 어딘가에서 순대국 냄새가 섞여 들어왔고, 멀리 지하철 역 방향에서 막차 안내 방송이 낮게 깔렸다. 선우는 주머니 속 명함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윤태식이라는 이름. 은평. 사진. 아직은 못 드린다. 그 세 가지가 한 줄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줄인지. 오늘 저녁 안에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남자가 오늘 이 자리에 스스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뭔가가 이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선우는 발걸음을 골목 쪽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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