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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화]

같은 방향, 다른 속도

작성: 2026.04.17 12:18 조회수: 35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작품은 판타지 성장 장르로, 폭력과 갈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모든 등장인물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독자에게 깊은 사고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베른 대위가 조 편성을 발표한 것은 아침 취사가 끝나기도 전이었다. 후보생들이 아직 나무 그릇을 손에 든 채 서 있는데 대위의 목소리가 야영지 중앙을 가로질렀다.

"카일. 레오. 오늘 외곽 순찰 조 붙는다. 해 뜨면 바로 움직여."

카일은 숟가락을 멈췄다. 죽이 입 안에서 식었다. 옆에서 레오가 코로 짧게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반박도 아니었고 동의도 아니었다. 그냥 숨이었다. 그런데 그 숨 하나가 카일의 어깨를 조금 굳게 만들었다. 다른 후보생 하나가 그릇을 내려놓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저 둘이 같이 가면 누가 돌아오나."

웃음 소리가 잠깐 번졌다가 꺼졌다. 카일은 죽을 한 숟가락 더 떴다. 차가웠다.

출발 전에 카일은 검을 한 번 뽑아 칼날 상태를 확인했다. 어젯밤 행군 중에 생긴 작은 흠이 손끝에 걸렸다. 숫돌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없었다. 그냥 꽂아 넣었다. 허리춤의 가죽 벨트가 땀에 젖어 뻣뻣했다. 갑옷 어깨 덮개의 쇠 고리가 걸음마다 작게 울렸다. 카일은 그 소리를 들으며 야영지 경계 말뚝 쪽으로 걸어갔다.

레오는 이미 준비를 마치고 그 말뚝 옆에 서 있었다. 갑옷 정비 상태가 카일보다 깔끔했다. 어깨 덮개의 버클이 아침 빛에 반짝였다. 카일은 그걸 보고 잠깐 자기 버클을 내려다봤다가 시선을 뗐다. 닦을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닦을 생각을 못 했다. 그 차이가 더 불편했다.

"빠르네."

카일이 말했다. 레오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위가 해 뜨면 바로 움직이라고 했으니까."

두 사람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나란히라는 말이 정확하지는 않았다. 레오가 반 걸음 앞이었다. 카일이 그 간격을 맞추려고 보폭을 살짝 늘리면 레오도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당겼다. 한참 걷다가 카일이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야영지가 뒤로 꽤 멀어진 뒤였다. 어이가 없었다. 순찰이 아니라 경주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동쪽 숲 언저리는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풀이 발목까지 젖어 있었고 군화 밑창이 진창을 밟을 때마다 뻑뻑한 소리가 났다. 레오가 그 소리에 잠깐 발을 멈추더니 옆으로 돌아 단단한 땅을 골라 걸었다. 카일은 그대로 진창을 밟으며 걸었다. 군화가 어차피 더러웠다. 흙이 발등까지 튀었다. 레오가 그쪽을 흘끗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숲 가장자리에서 나뭇가지 하나가 바람도 없이 흔들렸다. 카일은 손이 검 손잡이 쪽으로 갔다가 멈췄다. 짐승이었다. 작은 것. 레오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긴장을 풀었다. 그 타이밍이 딱 맞아서 오히려 어색했다.

"이안 교관이 뭐라고 했어?"

레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카일은 대답하기 전에 한 박자를 뒀다.

"뭐에 대해서."

"어제 마차 얘기."

카일의 발이 진창에 잠깐 박혔다. 뽑아내면서 소리가 났다. 레오는 그쪽을 보지 않았다. 카일은 흙을 털어내며 생각했다. 이 질문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레오가 먼저 꺼낸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이안의 이름을 들어서.

"아직은 모른다고 했어."

"아직은."

레오가 그 두 글자를 그대로 되뱉었다. 비꼼이 아니었다. 확인하는 것에 가까웠다. 카일은 그 차이를 느꼈다. 레오의 목소리에서 평소의 날이 빠져 있었다. 그게 더 불편했다. 날이 서 있을 때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알았다.

"넌 뭘 봤어? 제대로."

이번엔 카일이 물었다. 레오는 앞을 보며 걸으면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숲 언저리에서 새 한 마리가 날았다. 날갯짓 소리가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덮개 아래로 발이 삐져나와 있었어. 작은 발이. 아이 발 크기."

카일은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았다. 발을 계속 움직이면서 그 말을 머릿속에 올려놓았다. 작은 발. 아이. 자기 손목의 낙인이 손가락 끝까지 차갑게 타고 내려왔다. 낙인을 받던 날의 쇠 냄새가 코끝에 잠깐 걸렸다가 사라졌다. 카일은 왼손을 쥐었다 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순찰 루트 반환점 표시인 붉은 천이 묶인 말뚝이 안개 속에서 나타났다. 레오가 그 말뚝을 손으로 건드리지도 않고 돌아섰다. 카일도 따라 돌았다. 붉은 천이 바람에 한 번 펄럭였다. 색이 바랬다. 오래된 천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왔던 길보다 조용했다. 카일은 레오의 옆얼굴을 훔쳐봤다. 레오는 정면만 보고 있었다. 평소의 그 자신만만한 기색이 지금은 없었다. 없는 것이 아니라 잠깐 어딘가에 집어넣어 둔 것처럼 보였다. 카일은 그 얼굴을 보면서 이 사람이 지금 무서운 건지 화가 난 건지 판단하려다가 그만뒀다.

"그 얘기를 나한테 왜 해?"

카일이 물었다.

레오가 짧게 웃었다. 유쾌한 웃음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겠어. 다른 놈한테 할 수가 없으니까."

그 말이 카일의 어딘가에 박혔다. 다른 놈한테 할 수가 없다는 말. 그것이 신뢰인지, 그냥 선택지가 없다는 뜻인지 카일은 판단하지 않았다. 판단하면 틀릴 것 같았다. 레오가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이 더 많이 아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카일은 그 가능성을 머릿속 한쪽에 조용히 얹어뒀다.

야영지가 다시 가까워졌다. 취사 쪽에서 점심 준비하는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왔다. 오늘도 소금기 없는 무언가일 것이었다. 카일은 그 냄새를 맡으며 레오의 발소리를 들었다. 오는 길 내내 반 걸음 앞이던 레오가 야영지 입구 즈음에서 카일과 나란히 걷고 있었다. 어느 쪽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베른 대위가 입구 쪽에 서서 두 사람을 봤다. 보고를 기다리는 눈이었다.

"이상 없었습니다."

레오가 먼저 말했다. 카일은 그 말 뒤에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 없었다는 말이 목구멍에 걸렸지만 뱉어냈다. 베른 대위는 두 사람을 한 번씩 훑고 나서 고개를 돌렸다. 더 묻지 않았다. 카일은 대위의 등을 잠깐 봤다. 마차가 이 야영지를 통과했을 때 대위가 어디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천막 앞이었다. 보고 있었다.

그날 오후 카일은 이안의 천막 근처를 지나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천막 안에서 이안이 누군가와 낮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는 하나였다. 혼잣말이 아니었다. 상대방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들리지 않았다. 카일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천막 천 너머로 그림자 두 개가 겹쳐 있었다. 한 그림자가 손을 들어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처럼 보였다. 지도일 수도 있었다. 아닐 수도 있었다.

바람이 천막 천을 흔들었다. 소리가 끊겼다. 카일은 그제야 걸음을 뗐다. 레오가 말한 작은 발이 아직도 머릿속에 있었다. 그리고 이안의 천막 안에 있는 목소리가 하나 더 보태졌다. 마차 안의 숨소리가 하나가 아닌 것처럼, 이 야영지 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하나가 아닌 것 같았다. 카일은 손목을 한 번 쥐었다. 낙인이 있는 쪽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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