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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화]

목요일, 뒤집힌 카드 한 장

작성: 2026.04.11 23:45 조회수: 40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목요일 오전 여덟 시 십 분, 지민이 사무실 문을 열기도 전에 전화기를 내밀었다. 화면에는 테이블 서울 미디어 공식 계정의 스크린숏이 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은 계정이었는데, 스크린숏 안에는 캡션이 붙어 있었다.

'단독 — 강도윤, 아르덴과 협업 확정. 인터뷰 세션 포함.'

게시된 시각은 새벽 두 시 삼십 분이었다. 서린이 잠들기 직전에 도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시각과 두 시간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누가 흘렸어요?"

지민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흥분이 빠진 자리에 무언가 다른 게 들어앉은 톤이었다. 서린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민재원 측에서 확인했어?"

"아직요. 새벽에 올라온 거라 담당자가 연락 안 됩니다. 근데 저쪽에서 먼저 올릴 이유가 없어요. 조건이 공개되면 협상 카드가 사라지잖아요." "그럼 이쪽에서 나간 거야." 지민이 입을 다물었다.

서린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코트도 벗지 않았다. 책상 위 커피포트가 아직 따뜻한 채였지만 손이 가지 않았다. 유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몇 번 굴러다니다가 자리를 잡았다. 아르덴 안에서 이 조건을 알고 있는 사람은 셋이었다. 자신, 지민, 그리고 도윤.

"도윤 씨한테 연락했어요?"

지민이 먼저 물었다. 서린은 대답 대신 외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도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어젯밤 열두 시 이십 분, '민재원 측 최종 조건 재확인 요청'이었다. 읽음 표시가 찍혀 있었다. 답장은 없었다.

도윤이 나타난 건 열 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아르덴 1층 로비를 가로질러 계단을 올라오는데 서린이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마주쳤다. 그는 코트 안에 어제 입은 것과 같은 셔츠를 걸치고 있었다. 아마 집에 안 들어간 것 같았다. 서린은 그 사실을 눈치챘지만 말하지 않았다.

"스크린숏 봤어요."

도윤이 먼저 말했다. 계단 중간이었다. 지나가는 직원이 두 사람을 보고 속도를 늦추다가 다시 빠르게 걸었다.

"언제 봤어요?"

"새벽 세 시쯤. 알림 떠서." "그 전에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어요?" 도윤이 서린을 봤다. 잠깐이었지만 그 눈빛 안에 무언가가 지나갔다. 서린이 지금 뭘 묻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제가 흘린 거냐고 묻는 거예요?"

서린은 부정하지 않았다. 계단 난간에 손을 올리고 그를 똑바로 봤다. 도윤이 먼저 시선을 내렸다.

"아니요. 저는 어젯밤 민재원 측 담당자랑 통화했고, 인터뷰 조건은 그대로 수용하는 쪽으로 얘기했어요. 근데 통화 끝나고 그쪽 담당자가 한 가지 더 말했어요. 발표 전에 배성재 대표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었다고."

서린의 손이 난간 위에서 조금 굳었다.

"배성재가?"

"예. 아르덴 협업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전달했대요. 발표 전에 자기들이 먼저 프레임을 심은 거죠."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래층 로비에서 누군가 캐리어를 끄는 소리가 올라왔다. 체크아웃 손님이었다. 서린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배성재라는 이름이 이 자리에서 나온 것의 무게를 따져봤다. 도윤이 그 이름을 꺼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어제까지는 말하지 않았으니까.

"왜 어제 말 안 했어요."

질문이 아니었다. 도윤이 짧게 웃었다. 방어가 아니라 피곤함에 더 가까운 웃음이었다.

"통화 끝나고 확인하려고 했어요. 혹시 내가 잘못 들은 건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배성재 이름이 나오는 순간 이게 어디까지 연결된 건지 모르겠어서요."

"지금은요?" "지금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말하는 거예요."

서린은 계단을 내려가지 않았다. 도윤도 올라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중간 층계참에 그렇게 서 있었다. 지민이 위층에서 내려다보다가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내렸다. 눈치껏 사라졌다.

"배성재가 민재원 측에 먼저 연락한 시점이 언제예요."

"담당자 말로는 이틀 전이라고."

이틀 전. 서린이 지민에게서 메일을 받기 하루 전이었다. 배성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조건을, 방향을, 그리고 서린이 어떤 선택을 할지까지.

"오늘 발표는 예정대로 해요."

서린이 말했다. 도윤이 고개를 들었다.

"지금 유출된 상태에서요?"

"유출이 먼저면 발표가 더 느려질 이유가 없어요. 속도를 뺏기면 프레임도 뺏겨요." 도윤은 잠깐 그 말을 씹어보는 표정을 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서린은 그게 마음에 걸렸다. 반박을 예상했는데. 아니면 최소한 다른 의견이라도.

발표는 오후 세 시로 당겨졌다. 지민이 보도자료를 다시 썼고, 서린은 그걸 세 번 고쳤다. 도윤은 아르덴 주방에 내려가 있었다. 행사용 핑거푸드 샘플을 직접 만들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손 안 움직이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했다. 서린은 그 말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오후 두 시 사십 분, 발표 이십 분 전에 배성재에게서 문자가 왔다.

'발표 내용 미리 공유 요청.'

서린은 그 문자를 보고 화면을 뒤집어 책상에 내려놓았다. 지민이 옆에서 봤는지 아무 말도 안 했다. 그 침묵이 오히려 고마웠다. 배성재가 이미 발표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확인을 요청한다는 것. 이건 공유 요청이 아니라 압박이었다.

발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민재원이 직접 아르덴 로비에서 짧은 브리핑을 했고, 도윤이 옆에 섰다. 서린은 뒤쪽에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도윤이 잠깐 서린 쪽을 봤다. 0.5초였다. 확인하는 눈빛이었다. 서린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냥 그 시선을 받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 도윤이 다시 카메라를 향해 돌아섰다.

발표가 끝나고 취재진이 빠져나갈 때 소희가 연회장 입구 쪽에서 서린 옆으로 왔다. 꽃 손질을 마친 손에서 아직 초록 냄새가 났다.

"잘 됐네요."

"아직 끝난 거 아니에요."

"알아요. 그래도 오늘 하루는 잘 됐다고요." 소희가 그 말만 하고 다시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서린은 그 자리에 잠깐 남았다. 로비 창문 너머로 가을 오후 햇살이 짧게 지나갔다. 아르덴이 오늘 하루 살아남았다는 사실과, 그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 동시에 무게로 앉았다.

도윤이 마지막으로 서린에게 다가온 건 취재진이 모두 나간 뒤였다. 로비에 둘만 남은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두 걸음 거리였다.

"배성재가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 생각해봤어요?"

"생각 중이에요."

"저도 같이 생각해도 돼요?" 서린이 그를 봤다. 도윤의 표정에서 농담의 흔적은 없었다. 질문도 제안도 아닌, 그냥 확인이었다. 나 여기 있어도 되냐는. 서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리를 피하지도 않았다. 그게 지금 줄 수 있는 전부였고, 도윤은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옆에 섰다. 두 사람은 함께 빈 로비를 바라봤다. 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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