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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0화]

이름을 삼킨 밤

작성: 2026.04.02 15:01 조회수: 44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허구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묘사되는 폭력, 복수, 무공 등은 장르적 장치이며 현실의 행위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침 설거지는 여전히 서진해의 몫이었다.

물이 든 나무 대야가 무거웠다. 어젯밤부터 손바닥이 땀에 젖었다가 말랐다가를 반복한 탓인지, 손가락 마디 사이가 뻑뻑하게 굳어 있었다. 솥 안쪽에 눌어붙은 기름을 쇠수세미로 긁어낼 때마다 마른 쇳소리가 부엌 벽을 때렸다. 서진해는 그 소리에 집중했다.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그러나 어젯밤 자신이 담소령에게 내뱉은 말은 기름기처럼 쉬이 씻기지 않았다.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다섯 글자. 오 년을 버텨 온 입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 그것이었다.

부엌 창 너머로 마당이 보였다. 장작더미 옆에 어젯밤 주방상이 풀어 둔 짐 보따리 하나가 아직 그대로 놓여 있었다. 서진해는 솥을 헹구면서 그것을 흘끗 보았다. 보따리는 묶인 채였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전언이 종이에 적혀 있는지 아니면 그 사람 기억 속에만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아침이었다.

담소령이 부엌 문 앞에 나타난 것은 서진해가 세 번째 솥을 헹구던 참이었다. 세수도 덜 한 얼굴에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눌려 있었고, 눈 밑은 푸르게 가라앉아 있었다. 잠을 못 잔 것은 서진해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담소령은 아무 말 없이 부엌 안으로 들어와 서진해 옆 찬장 기둥에 등을 기댔다. 솥 긁는 소리가 한 박자 멎었다.

"어젯밤에 한다고 했잖아."

담소령의 목소리는 낮고 건조했다. 채근이 아니었다. 기다리겠다는 쪽에 가까운 말투였다. 서진해는 수세미를 내려놓고 손을 행주에 닦았다. 부엌 창 너머로 이른 아침 빛이 마당의 장작더미를 희끄무레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주방상 어른이 계십니다."

"자고 있겠지, 아직."

"모릅니다. 그 어른은…"

서진해가 말을 잠깐 멈췄다.

"귀가 있는 것 같아서요."

담소령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주방상이 단순한 나그네가 아니라는 것을. 그가 담소령의 어머니를 알고, 전언을 품고 이 객잔에 들어섰다는 것을. 그 전언의 내용은 아직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채였다.

막금산이 부엌에 들어온 것은 그 직후였다. 손에는 어제 저녁 쓰다 남은 술 사발이 들려 있었다. 덜 마신 것인지 새벽에 다시 따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서진해와 담소령을 번갈아 보더니, 사발을 찬장 위에 탁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나도 할 말이 있다. 순서가 있으니까, 애 먼저 들어."

서진해는 막금산을 보았다. 막금산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가 '애'라고 부를 때는 언제나 진심이 가장 가까이 와 있을 때였다. 서진해는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더 말문이 막혔다.

서진해는 대야를 벽 쪽으로 밀어 두고 담소령 쪽으로 몸을 돌렸다. 말을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 몰랐다. 오 년 동안 이 이름을 입에 담지 않았다. 발설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침묵을 택하는 것은, 그것과는 다른 종류의 죽음처럼 느껴졌다. 담소령의 눈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피하지 않는 눈이었다.

"청문파를 아십니까."

담소령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는 척도 모르는 척도 아닌, 뭔가를 건드린 사람의 표정이었다.

"들은 적은 있어. 오 년 전에 멸문당한 문파."

"예."

서진해의 목소리는 평평했다. 감정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른 후의 평평함이었다.

"저는 그 문파의 말제자입니다. 서진해. 사부는 제5대 장문인 녹담자 어른이셨고…"

목이 한 번 잠겼다. 부엌 안의 공기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날 밤 이후로 저 혼자 남았습니다."

부엌 안이 조용해졌다. 장작 타는 소리만 규칙적으로 이어졌다. 담소령은 서진해를 바라보았다. 서진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막금산은 팔짱을 낀 채 찬장 옆에 서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 년을 알고 지낸 세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무게를 나눠 드는 것 같은 침묵이었다. 서진해는 그 침묵이 길게 느껴졌다. 심장이 두 박자쯤 빠르게 뛰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어머니가."

담소령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청문파에 있었다고는 생각 못 했어. 약첩을 볼 때마다 뭔가 낯선 게 있었는데."

잠시 말이 끊겼다. "네 사부를 알았을까."

서진해는 대답하지 못했다. 모른다고 하기에는 담소령의 어머니 이름이 약첩 여백에 적혀 있었고, 그 여백의 글씨체가 사부의 것과 너무 닮아 있었다. 그러나 안다고 하기에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었다. 서진해는 입을 다물었다. 그 침묵 자체가 하나의 대답이었다.

막금산이 그 침묵을 잘랐다.

"소린이는 알았어. 녹담자 어른을."

그의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평소의 툭툭 끊기는 말투가 아니었다.

"내가 처음 이 객잔을 차릴 때, 소린이가 찾아왔었다. 담가에서 쫓겨났다고, 딸아이를 데리고 갈 데가 없다고. 그때 소린이 손에 그 약첩이 있었어."

막금산이 사발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목울대가 한 번 움직였다. "내가 왜 받아 줬냐 물으면… 녹담자 어른한테 빚이 있었으니까. 소린이를 부탁한 건 어른이었다."

담소령의 손이 치마 끝을 쥐었다. 서진해는 그것을 보았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되도록 쥐는 것을, 그리고 이내 천천히 펴는 것을.

"그럼 왜,"

담소령의 목소리가 조금 쪼개졌다.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도, 내가 여기 와서 며칠이 지나도록."

막금산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술 사발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는 것이 전부였다. 부엌 안에 아궁이 연기 냄새가 낮게 깔렸다. 한참 후에 그가 낮게 말했다.

"네 어미가 말했어. 딸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알면 쫓아다닐 거라고."

그가 쓸쓸하게 코를 한 번 훌쩍였다.

"맞지 않냐. 지금 이렇게 와 있잖아."

담소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진해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해명이 되는지 아닌지는 담소령 본인이 결정할 일이었다. 막금산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 더 말을 잇지 않았다. 세 사람이 각자의 무게를 안고 서 있는 부엌은, 좁고 낮고 연기 냄새가 배어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 직후였다. 복도 쪽에서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다. 주방상이었다. 그는 부엌 문 앞에 멈추더니, 안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조용히 말했다.

"막 어른, 소린 씨가 전하라고 한 말은 세 분이 다 계실 때 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아침 드시고 나서 자리 한번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그 목소리에는 강요도 위협도 없었다. 다만 거절할 수 없는 온도가 있었다. 서진해는 등줄기가 한 번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세 분이 다 계실 때. 그 말이 머릿속에서 한 번 더 울렸다. 전언의 수신자가 담소령 혼자가 아니라는 뜻인가. 막금산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서진해는 보았다. 주방상의 발소리가 다시 복도로 멀어졌다.

부엌 안의 공기가 다시 한번 달라졌다. 서진해는 솥 옆에 세워 둔 수세미를 내려다보았다. 아침 설거지가 아직 반이나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것을 마저 하는 것은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마치 폭풍이 문턱까지 와 있는데 빗자루를 쥐고 있는 것처럼.

담소령이 조용히 부엌을 나갔다. 막금산도 사발을 들고 뒤를 따랐다. 서진해는 혼자 남아 찬 대야 앞에 섰다. 청문파 말제자라는 이름을 오 년 만에 입 밖으로 꺼냈다. 그것이 이 객잔의 공기를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주방상이 담소령의 어머니에게서 받아 온 전언이 무엇인지, 서진해는 아직 알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이제부터 이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오 년 전 불탄 그날 밤과 어딘가 이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품속에 아직 꺼내지 않은 것이 하나 더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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