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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화]

죽은 자의 몫

작성: 2026.04.21 13:41 조회수: 3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새벽 안마당에 첫눈은 내리지 않았다. 대신 얼어붙은 진흙이 발밑에서 삐걱거렸고, 마구간 쪽 물통에는 얇은 살얼음이 끼어 있었다. 엘리안은 북쪽 성벽 아래를 걷다가 그 물통을 발로 한 번 밟아 얼음을 깼다. 말이 물을 먹어야 했고, 겨울 아침마다 이 일을 하는 마부 소년이 오늘따라 보이지 않았다. 간밤에 기침 소리를 들었다. 막사 쪽에서였다.

하르트가 문서를 꺼낸 뒤로 이틀이 지났다. 그 이틀 동안 엘리안이 바꾼 것은 별로 없었다. 창고에는 여전히 보리가 남아 있었고, 성벽에는 여전히 그을음이 있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베도르 상단이라는 이름을 혼자 속으로 씹는 횟수가 늘었다는 것 정도였다. 루키안이 라이든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이 이름은 단서일 뿐이었다. 단서는 무기가 아니었다.

훈련장 쪽에서 쇠붙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회색늑대 단원 두 명이 이른 아침부터 목검이 아닌 진검으로 대련을 하고 있었다. 엘리안이 그쪽을 잠깐 봤다. 두 사람 모두 갑옷은 벗은 채였고, 한 명의 팔뚝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지난 방어전에서 입은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검을 잡은 손목은 흔들리지 않았다. 갑옷 없이 검을 휘두르는 몸에서 쇠 냄새 대신 땀 냄새가 났다. 엘리안은 그것을 보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그들이 대련을 끊을 것이었다.

안마당을 반쯤 가로질렀을 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성큰 걸음이었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적이 있는 사람의 걸음. 엘리안이 돌아보기 전에 세라의 목소리가 먼저 왔다.

"아침부터 미안하군요."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세라는 한 손에 두꺼운 종이 묶음을 들고 있었다. 계약서 형식으로 접힌 것이었다. 엘리안은 그 묶음을 보고 사과 방식을 속으로 정리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걸음을 늦추지 않을 때,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예고였다.

"접견실에서 볼까요."

접견실이라 부르기엔 좁은 방이었다. 탁자 하나, 의자 셋, 한쪽 벽에 낡은 지도 한 장. 세라는 앉기 전에 종이 묶음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소리 없이 내려놓으려 했는데 두께 탓에 둔탁한 소리가 났다. 엘리안이 묶음을 집어 펼쳤다. 첫 장은 예상대로였다. 병력 규모, 주둔 조건, 보급 분담 비율. 두 번째 장에서 손이 멈췄다.

"시신 수습권."

읽은 것을 그대로 소리 내어 말했다. 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 중 혹은 전투 직후, 단원의 시신이 전장이나 수송로에 남겨질 경우, 영주 측은 회색늑대 단원의 수습 요청을 군사 작전에 앞서 최우선으로 허가해야 한다. 허가가 불가한 상황에서는 영주 측이 직접 시신의 위치를 기록하고 전투 종료 후 사흘 이내에 인계한다."

세라가 외운 듯 천천히 말했다.

"그게 조건이에요."

엘리안은 두 번째 장을 다시 읽었다. 조항은 정확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쪽으로 쓰여 있었다. 법률 서식이 아니라 실전 경험에서 나온 문장이었다. 종이 귀퉁이가 손때로 조금 번들거렸다. 여러 번 펼쳤다 접었다 한 흔적이었다. 오늘 처음 들고 온 것이 아니었다.

"부하를 잃어봤군요."

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은 충분한 대답이었다.

"몇 명이나."

"세어 본 적 없어요."

세라가 말했다. 그 말이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엘리안은 판단하지 않았다. 세어 버리면 그 수가 너무 커질까 봐 세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라가 그런 사람인지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손때 묻은 종이 귀퉁이는 알고 있었다.

"이 조항을 넣으면."

엘리안이 종이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작전 중에 병력 운용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수습 우선순위 때문에 추격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사흘 이내 인계 조건은 겨울 변경 지형에서는 이행하기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알아요."

세라가 말했다.

"알면서 넣자는 거군요."

"그래서 협상 자리에 앉은 거죠."

엘리안은 창 쪽을 봤다. 안마당에 세라의 부하 두 명이 창 손질을 하고 있었다. 살얼음이 녹기 시작한 진흙 위에 쪼그려 앉아서. 그 옆으로 마부 소년이 뒤늦게 나타나 물통 앞에 섰다가 이미 얼음이 깨진 것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 소년이 누가 먼저 물통을 깼는지 두리번거리다 포기하고 물을 뜨기 시작했다. 작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엘리안은 그 장면에서 눈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이전에 이 조항을 계약서에 넣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까."

세라의 눈이 잠깐 좁아졌다. 계산하는 눈이 아니었다. 기억하는 눈이었다. 방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 훈련장 쪽에서 진검이 부딪히는 소리만 일정하게 들어왔다.

"있었어요."

세라가 짧게 말했다.

"귀족 측이 거부했습니다. 전투 효율을 이유로."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세라가 대답하지 않았다. 이번 침묵은 조금 달랐다.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이 너무 많아서 고르지 못하는 침묵이었다. 엘리안은 더 묻지 않았다. 방 안에 잠깐 갑옷 마찰음 같은 정적이 깔렸다. 세라가 탁자 위 종이를 손가락으로 한 번 짚었다가 뗐다.

"수습 허가 우선 조항은 넣겠습니다."

엘리안이 말했다.

"단, 사흘 이내 인계 조건은 지형과 계절에 따라 최대 닷새로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겠습니다. 불이행 시 영주 측의 귀책을 명시하는 조건으로."

세라가 탁자 위 종이를 다시 당겼다. 읽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동작이었다.

"귀책 명시까지요."

"시신을 못 찾아오면 그건 제 실패입니다."

엘리안이 말했다.

"서류에 적어두는 편이 서로 명확합니다."

세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엘리안을 보는 눈이 이전과 조금 달랐다. 계약 상대를 보는 눈에서 사람을 보는 눈으로, 딱 반 박자 움직였다. 엘리안은 그것을 봤다.

"로벨가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말합니까."

"아버지는 달랐습니다."

그 말이 방 안에 남았다. 세라가 뭔가를 더 물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엘리안도 덧붙이지 않았다. 아버지 이야기는 오늘 자리에서 꺼낼 것이 아니었다. 꺼냈다가는 베도르 상단 이야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그건 루키안이 돌아오기 전에 꺼낼 수 없는 패였다.

계약서 수정은 오후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세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 묶음을 집으면서 한마디를 더 했다.

"루키안은 언제 돌아옵니까."

엘리안이 잠깐 멈칫했다. 세라가 루키안의 라이든 행을 알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물을 줄은 몰랐다.

"아직 확답 없습니다."

"그 사람이 들고 오는 것에 따라 이 계약서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알겠죠."

세라가 문 쪽으로 걸으면서 말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저는 땅을 지키는 쪽에 서고 싶어요. 그 땅이 누구 발밑에 있는지가 먼저지, 서류가 먼저가 아닙니다."

문이 닫혔다. 발소리가 복도를 따라 멀어졌다. 엘리안은 그 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잠깐 후, 탁자 위의 계약서를 다시 펼쳤다. 시신 수습 조항이 적힌 두 번째 장이 나왔다. 손때 묻은 귀퉁이를 엄지로 한 번 훑었다. 세라는 이 조항을 오래 들고 다녔다. 어느 귀족의 막사 앞에서, 혹은 전투가 끝난 들판 어딘가에서, 이 종이를 꺼냈다가 다시 접었을 것이었다. 그 귀족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베도르라는 이름이 혀끝에 걸렸다. 아직 확인된 것은 없었다.

창 밖에서 훈련장 쪽 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까 그 두 사람이 아직 대련을 끝내지 않은 것이었다. 검이 부딪히는 소리는 일정했다. 지치지 않은 소리가 아니라 지쳐도 멈추지 않는 소리였다. 엘리안은 그 차이를 알았다. 마부 소년이 물통을 들고 마구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창 너머로 보였다. 안마당에는 세라의 부하들만 남아 있었다. 창 손질을 끝낸 두 명이 뭔가를 소리 낮춰 이야기하다가 웃었다. 큰 웃음이 아니었다. 추운 아침에 잠깐 새어 나온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 있는 소리였다.

엘리안은 계약서 두 번째 장을 손가락으로 한 번 두드렸다. 죽은 자의 몫을 계약서에 쓰는 일. 그것이 용병 동맹의 시작이었다. 루키안이 라이든에서 무엇을 들고 오든, 세라가 이 조항을 얼마나 오래 들고 다녔든 간에, 지금 이 방에서 결정된 것은 분명했다. 오늘 오후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고, 그 서명은 서류의 무게가 아니라 사람의 무게로 남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무게는 다음 전투가 오기 전에 반드시 한 번은 시험받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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