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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6화]

만리독행의 저녁

작성: 2026.04.18 18:19 조회수: 3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허구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묘사되는 폭력, 복수, 무공 등은 장르적 장치이며 현실의 행위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막금산이 칼을 꺼낸 건 저녁 해가 다 기울어서였다.

운주성 안의 셋집은 좁았다. 안마당이라고 해봐야 장작 서너 단을 쌓으면 꽉 찰 만한 너비였고, 부뚜막에서 끓인 국 냄새가 방 안에 가득 찼다. 막금산은 뚝배기를 탁자에 내려놓으며 투덜거렸다.

"운주성 두부는 왜 이렇게 짜냐. 삭풍객잔 두부 반만큼도 안 나와."

담소령이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번 떠먹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요?"

"니 입맛이 이상한 거다." 막금산은 그렇게 잘라 말하고는 국물을 크게 들이켰다. 서진해는 그 모습을 보며 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짜다, 싶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밥상이 거의 비워질 즈음이었다. 담소령이 남은 국을 뚝배기째 들어 마저 따르려 했고, 서진해는 빈 그릇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었다. 막금산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 한쪽에 놓인 보따리 쪽으로 걸어갔다. 아무도 그 발소리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운주성에 온 뒤로 막금산은 하루에 두어 번씩 보따리를 뒤적였다. 약재를 확인하거나 노잣돈을 세거나, 그런 이유였다. 서진해는 그릇을 포개며 창밖을 흘끗 보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에 행인 하나가 지나갔다가 사라졌다.

칼이었다. 손잡이가 낡고 칼집에 실금이 간, 짧은 도(刀)였다. 막금산은 그것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소리가 예상보다 무거웠다. 쇠가 나무를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였는데, 그 울림이 방 안에 잠깐 남았다. 담소령이 뚝배기를 내려놓았고, 서진해는 손을 멈췄다. 두 사람 모두 칼을 보았다. 막금산은 그것을 보지 않았다.

"얘기 하나 해야겠다."

막금산이 앉으며 말했다. 평소와 다른 어조였다. 툭툭 끊어 던지는 방식은 같았지만, 그 밑에 무게가 달랐다. 서진해는 그것을 금방 알아챘다. 오 년을 같은 부뚜막에서 밥을 지어 먹은 사람의 목소리를 모를 리 없었다. 막금산이 이런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었다.

"이 칼이 뭔지부터 물어야겠지."

담소령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막금산은 담소령을 한 번 보고, 서진해를 보고, 다시 칼을 보았다.

"삼십 년 전 내가 쓰던 거다. 그때 이름은 막금산이 아니었어."

짧은 침묵이 방 안에 고였다. "막천류(莫天流)." 그는 이름을 내뱉듯 말했다. "강호에서 만리독행이라 불렀다."

서진해는 그 이름을 처음 들었다. 그러나 담소령의 표정이 달라졌다. 눈꺼풀이 한 번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어머니에게서 한 번 들은 이름이 있는 것 같았다. 담소령은 그것을 말하지 않고 입술만 살짝 오므렸다. 서진해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담소령의 손이 무릎 위에서 작게 쥐어졌다가 풀렸다.

막금산은 칼을 한 번 쓰다듬었다. 손끝이 칼집의 실금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오래 익힌 손길이었다.

"청문파 선대 장문인 이름 들어본 적 있나."

질문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서진해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 녹담자의 사부. 서진해가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이름은 알고 있었다.

"단운(丹雲) 선사."

막금산이 말했다. "그분이 내 친우였다."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부뚜막 불이 낮게 타고 있었고, 창밖에서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한 번 들렸다가 사라졌다. 서진해는 막금산을 바라보았다. 오 년 동안 한 번도 그 눈에서 이런 빛을 본 적이 없었다. 후회인지 그리움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그러나 분명히 오래된 것이었다. 막금산의 손이 칼집 위에 그대로 얹혀 있었다. 내려놓지 않은 채로.

"단운 선사가 돌아가신 뒤, 녹담자가 장문이 됐지. 나는 그때 이미 강호를 떴다. 단운이 살아 있었을 때 내가 지키지 못했으니까."

막금산은 말하다가 잠깐 멈췄다. 서진해는 그 멈춤 동안 숨을 참았다.

"그다음은 알 것 없다. 다만 내가 삭풍객잔에 자리 잡은 건, 녹담자가 부탁했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흩어졌을 때를 대비해서."

그는 서진해를 똑바로 보았다. "네가 나타났을 때 나는 알아봤다. 청문파 아이들은 걸음새가 달라. 손목을 쓰는 방식이."

서진해는 오 년이 한꺼번에 다시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설거지통 앞에서 등을 보이던 막금산이, 새벽에 혼자 연무하는 것을 못 본 척 지나치던 막금산이, 술손님이 시비를 걸 때 슬쩍 자리를 비켜주던 막금산이. 그 모든 순간이 다른 뜻으로 다시 쌓였다. 고마움이 먼저 올라왔다가, 그 바로 뒤에 무언가 서늘한 것이 따라왔다. 오 년 동안 알면서 말하지 않았다는 것. 서진해는 그 두 감정이 뒤섞인 채로 입을 열었다.

"왜 말하지 않으셨습니까."

목소리가 약간 잠겼다. 막금산은 코를 한 번 골았다.

"말하면 네가 뛰쳐나갔을 거 아니냐. 열세 살짜리가."

그것은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다. 서진해는 입을 다물었다. 담소령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러면 어르신은 청문파 멸문도 알고 계셨겠네요."

막금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들었다. 내가 먼저 알았다면……"

그는 말을 끊었다. 끝내지 않은 문장이 방 안에 남았다. 서진해는 그것이 '막을 수 있었을 것'인지 '막지 못했을 것'인지 물을 수 없었다. 막금산의 얼굴에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막금산이 칼을 서진해 쪽으로 밀었다.

"이제 운주성에서 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걸 쥐어라. 내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직접 나서긴 어렵다. 그래도 이 도는 삼십 년을 버텼다."

서진해는 칼을 바라보았다. 손잡이 가죽이 닳아 있었고, 칼집 끝에 작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천류(天流). 이름이었다. 버리지 못하고 삼십 년을 지닌 이름이었다. 서진해는 손을 뻗어 칼을 들었다. 손에 쥐자 무게가 생각보다 익숙했다. 청문파에서 검을 배웠지만 도는 처음이었는데, 그럼에도 손바닥이 낯설어하지 않았다. 막금산이 그것을 보며 짧게 말했다.

"단운 선사도 도를 쓰셨다."

그것으로 설명은 끝이었다.

밥상을 치운 뒤, 담소령은 일찍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막금산을 한 번 돌아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막금산도 이불을 끌어당겨 눕겠다고 했다. 서진해는 혼자 마당에 나왔다. 하늘에 별이 많았다. 운주성의 밤은 삭풍객잔보다 소란스러웠지만, 지금 이 마당 안은 고요했다. 서진해는 도를 칼집에 넣은 채 손에 쥐고 오래 서 있었다. 막금산이 삼십 년 동안 말하지 않은 것들이 아직 방 안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들 중 아직 꺼내지 않은 것이 더 있다는 감각도 함께였다. 막금산이 녹담자에게 부탁받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녹담자는 멸문 전부터 무언가를 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담소령의 어머니에게 의술 편을 맡긴 것도 같은 설계였다면, 녹담자는 흩어짐을 예비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을 자들이 다시 모일 길을 미리 놓아둔 것이었다. 서진해는 그 말의 무게를 혼자 들고 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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