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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화]

살아 있는 자의 손목

작성: 2026.04.18 18:19 조회수: 3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가상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무술, 비급, 문파 체계 등은 모두 허구이며, 폭력 묘사는 장르적 관습 안에서 다루어집니다.

파서진 장날 아침은 언제나 소란스러웠다. 소령은 취선객잔 앞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물독 두 개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아침 첫 손님이 들어오기 전에 부엌 물을 채워 두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팽노가 새벽에 '오늘 국 많이 끓인다'고 했으니 두 독으론 모자랐다. 세 번째 독을 끌어오는 길에 발이 미끄러졌고, 물독 주둥이가 땅에 부딪혀 탁 하는 소리를 냈다. 소령은 독 입구를 살폈다. 금이 가지는 않았다. 다행이었다. 팽노는 금 간 물독에 물을 담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물이 새는 그릇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 소령은 그 말이 가끔 다른 뜻처럼 들렸다.

장이 서는 날이면 파서진 서쪽 골목에서 취선객잔 앞까지 행상들이 들어차 좁아졌다. 약재 상자를 지게에 진 사람, 천 꾸러미를 머리에 인 여인, 닭장을 끌고 오는 노인까지 뒤섞이면 골목은 아침부터 인기척으로 가득했다. 흙먼지가 발끝에서 무릎까지 올라왔다. 소령은 물독을 끌고 부엌으로 돌아가다가 그 소란 속에서 담여화를 발견했다. 약재상 쪽 포장 아래서 뭔가 열심히 적고 있었다.

"야, 한소령. 아직도 물 긷냐?"

담여화가 붓을 들지 않은 손으로 손짓했다. 소령은 물독을 부엌 앞에 내려놓고 걸어갔다.

"뭘 적어."

"장부. 요즘 삼황 가격이 또 올랐어. 변방까지 올라온 행상이 반이나 줄었다고."

담여화는 장부를 탁 덮으며 말했다.

"근데 있잖아, 오늘 새 상단 들어왔어. 서쪽에서 온 것 같은데 깃발이 낯설어."

"어느 깃발?"

"흰 바탕에 먹으로 뭔가 그렸는데, 가까이서 못 봤어."

담여화가 턱을 들었다.

"그쪽 봐."

소령이 시선을 돌렸다. 서쪽 골목 입구 쪽에 마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다. 짐을 내리는 인부 서너 명, 그리고 그 옆에 서서 물건 목록을 확인하는 듯한 사람들. 평범한 행상 무리처럼 보였다. 소령은 거기서 시선을 거두려다가 멈췄다.

손목이었다.

마차 옆에 선 사람 하나가 목록 종이를 넘기며 손을 뻗을 때, 소매가 걷혔다. 왼쪽 손목 안쪽에 가느다란 흉터가 있었다. 반달 모양. 소령은 그것을 알았다. 청명문 마당에서 윤채 사형이 목검 훈련 중에 넘어져 돌 모서리에 긁힌 자국이었다. 피가 많이 났다고 사부가 약을 발라 주었다. 소령이 그 옆에서 헝겊을 찢어 건네주었다. 그 기억은 이상하게 선명했다.

소령은 눈을 가늘게 떴다. 발이 땅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장터 소음이 멀어지는 것 같았다. 닭장 끄는 소리도, 흥정하는 목소리도, 담여화가 뒤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말도 전부 한 겹 뒤로 물러났다.

그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윤채였다. 소령과 눈이 마주쳤다. 반 박자 정도, 두 사람의 시선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 윤채의 눈이 가늘어졌다. 알아봤다. 분명히 알아봤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윤채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리고 다시 목록을 확인했다. 마치 장터에서 처음 보는 행인을 한 번 쳐다봤다가 거두는 것처럼. 인부에게 뭔가 짧게 지시하고, 마차 쪽으로 몸을 돌렸다. 등이 보였다. 그 등이 멀어졌다.

소령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목 안에서 뭔가가 올라오다가 막혔다. 이름을 부르려 했는지, 욕을 하려 했는지, 소령 자신도 몰랐다.

"왜 그래?"

담여화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소령은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낮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담여화는 소령의 옆얼굴을 한 번 보고는 더 묻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고마웠다. 소령은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 있었다.

취선객잔으로 돌아오는 길이 이상하게 길었다. 골목이 짧아진 것도 아니고 발이 느려진 것도 아닌데, 발 아래 흙길이 두 배로 늘어난 것 같았다. 부엌 앞에서 팽노가 국자를 들고 서 있다가 소령의 얼굴을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국자를 내려놓고 작은 사발에 국물을 떠서 밀어놓았다.

"마셔라."

소령은 사발을 두 손으로 감쌌다. 국물이 뜨거웠다. 그 온기가 손바닥에서 올라왔다. 부엌 안에는 솥 끓는 소리와 장작 타는 냄새만 있었다. 소령은 잠깐 그 안에 서 있었다.

"팽 어르신."

"응."

"죽은 사람이 살아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팽노가 멈췄다. 잠깐이었지만 멈춘 것은 분명했다. 그는 다시 솥을 저으며 말했다.

"죽은 게 아니었던 거지."

"그게 다입니까."

"그게 다야."

팽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 있는 걸 보면 반갑거나 겁나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다음에 할 일이 다른 거고."

소령은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뜨거웠다. 목에서 배까지 타고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반가운 게 아니었다. 겁이 난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분노가 먼저였고, 그 분노 뒤에 뭔가 다른 것이 붙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소령은 아직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는지도 몰랐다.

그날 오후, 소령은 저잣거리 심부름을 핑계로 세 번 서쪽 골목 쪽을 지나쳤다. 첫 번째는 마차가 그대로였다. 두 번째는 인부들이 짐을 반쯤 옮겨 놓고 있었다. 세 번째는 마차도, 인부도, 흰 깃발도 없었다. 윤채도 없었다. 골목에는 빈 짚더미만 남아 있었다. 소령은 그 자리에 잠깐 서 있다가 돌아섰다. 세 번이나 지나쳤다는 사실이 뒤늦게 쓴맛처럼 올라왔다. 쫓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발은 세 번을 돌았다.

막리연은 저녁에야 취선객잔에 들어왔다. 여느 때처럼 술 한 병을 옆에 끼고 구석 자리에 앉았다. 소령이 탁자를 닦으며 지나치자 막리연이 낮게 말했다.

"오늘 서쪽 상단 봤어?"

소령은 행주를 멈추지 않았다.

"봤습니다."

"그게 설리항 쪽 물류야. 석 달에 한 번 파서진을 거쳐 간다."

막리연이 술잔을 들며 덧붙였다.

"근데 오늘은 인원이 평소보다 하나 많더라고."

소령은 탁자 닦는 손을 멈췄다.

"평소보다 하나."

"응. 나는 그게 누군지 몰라."

막리연은 소령의 눈을 보지 않았다.

"너는 아는 것 같던데."

질문이 아니었다. 소령은 행주를 접으며 막리연 맞은편에 잠깐 서 있었다.

"설리항 밑에 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 상단에 딸린 겁니까."

막리연이 처음으로 소령을 올려다봤다.

"그게 중요한 거야? 어느 쪽이냐가?"

소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막리연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둘 다일 수도 있어. 그리고 그 경우가 가장 까다롭지."

소령은 그 말을 등에 달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팽노가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소령은 설거지통 옆에 섰다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들었다. 찬물에 손을 담그자 낮에 쥐었던 주먹의 감각이 다시 올라왔다. 윤채의 왼쪽 손목이 다시 떠올랐다. 반달 모양 흉터. 그날 소령이 찢어 건넨 헝겊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서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사부가 약을 바르는 동안 윤채가 이를 악물고 있었다는 것도, 소령이 헝겊을 건네자 짧게 고맙다고 했다는 것도.

분노는 여전히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 아래에 뭔가 더 있었다. 소령은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그릇이 닦였다. 물기를 닦으며 손을 들었을 때, 창밖 저잣거리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윤채는 파서진을 지나쳤을 뿐인가, 아니면 파서진을 목적지로 온 것인가. 소령은 그 질문을 오늘 밤 혼자 가지고 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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