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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화]

밤길의 동행, 가늠되지 않는 거리

작성: 2026.04.08 14:31 조회수: 3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가상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무술, 비급, 문파 체계 등은 모두 허구이며, 폭력 묘사는 장르적 관습 안에서 다루어집니다.

파서진을 등진 것은 사경이 지나서였다.

소령은 취선객잔 뒷문을 나서기 전에 딱 한 번 뒤를 돌아봤다. 담여화가 부엌 문틈으로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담여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소령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이 말보다 길었다. 북쪽 산길로 빠진 증인이 아직 안전한지, 담여화의 어머니가 오늘 밤 약을 제때 먹었는지, 소령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떠올렸다가 동시에 눌러버렸다. 지금 가져갈 수 없는 짐은 내려놓는 것이 맞았다. 문이 닫혔다.

뒷골목은 좁고 어두웠다. 소령이 담벼락을 스치며 빠져나오는 동안 허리춤의 칼자루가 벽돌에 두 번 긁혔다. 쇠가 돌에 닿는 소리가 골목 안에서 짧게 울렸다. 소령은 그 소리에 어깨를 움츠렸다가 곧 폈다. 파서진에서 마지막으로 맡는 냄새는 식은 기름 냄새와 젖은 짚 냄새였다. 마구간 쪽에서 흘러오는 것이었다. 말 한 마리가 낮게 울었다. 소령은 그 소리를 등 뒤에 두고 걸었다.

산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달이 반쯤 구름에 먹혀 있어 발밑의 돌뿌리가 잘 보이지 않았다. 소령은 앞서 걸으면서도 귀는 뒤를 향했다. 팽노의 발소리는 묵직하고 고른 편이었다. 노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걸음이었다. 막리연은 일부러 소리를 내는 건지 나뭇가지를 밟고, 자갈을 차고, 가끔 작게 혀를 찼다. 덕분에 두 사람의 위치는 언제나 정확히 파악됐다. 그게 오히려 불편했다. 들리지 않는 것보다 너무 잘 들리는 것이 더 수상할 때가 있었다.

"야, 소령아."

막리연이 나직하게 불렀다. 소령은 걸음을 줄이지 않았다.

"알고 있어. 세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

"그걸 어디서 알았냐."

"팽 어르신한테서 들은 게 아닙니다."

짧은 침묵이 왔다. 뒤에서 팽노가 낮게 코를 찼다. 웃음인지 못마땅함인지 알 수 없는 소리였다. 소령은 사실 어젯밤 막리연이 잠든 척하고 있던 두 시간 동안, 객잔 창고 선반에서 낡은 지도 한 장을 찾아냈다. 파서진 일대의 산세를 그린 것이었는데, 한쪽 귀퉁이에 먹으로 작게 표시된 동그라미 하나와 함께 '청(淸)'이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도현진의 필체는 아니었다. 팽노의 것이었다. 소령은 그 지도를 품 안에 접어 넣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잠자리에 누웠다. 잠은 오지 않았다.

세 번째 갈림길이 나왔다. 소령은 망설이지 않고 왼쪽으로 꺾었다. 막리연이 뒤따랐고, 팽노는 잠시 멈칫했다가 따라왔다. 그 순간의 멈칫함이 소령의 뒤통수에 바늘처럼 박혔다.

'알고 있었던 거잖아.'

별원까지는 두 시진 남짓의 길이었다. 소령은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 생각했다. 물어볼 수도 있었다. 팽 어르신, 그 지도 언제 만든 겁니까, 라고. 혹은 막리연을 향해, 이 길 처음 온 척은 왜 한 겁니까, 라고. 하지만 묻지 않았다. 대답이 돌아오는 순간, 지금 이 발걸음의 무게가 달라질 것 같았다. 아직 알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는 사실이, 소령 스스로도 낯설었다.

산 중턱쯤에서 막리연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잠깐."

소령도 멈췄다. 팽노는 이미 멈춰 있었다. 셋이 동시에 숨을 죽였다. 소나무 사이로 바람이 지나갔다. 그 바람 속에 뭔가가 섞여 있었다. 소령은 코로 먼저 느꼈다. 화롯재 냄새가 아니었다. 사람의 땀 냄새였다. 오래 걸어온 사람의 것.

"하나."

막리연이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소령은 오른손을 허리춤으로 옮겼다. 칼자루가 손바닥에 닿았다. 차가웠다. 팽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갔다.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다음 동작을 위해 여는 자세였다. 식도귀(食刀鬼)라는 별호가 저절로 떠올랐다. 소령은 그 별호를 직접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 팽노의 어깨 선에서 그 이름이 보였다.

기척은 스무 걸음 앞 바위 뒤에서 흘러나오다가 뚝 끊겼다. 누군가 숨을 죽인 것이었다. 막리연이 천천히 발을 옮겼다. 소령이 따르려 하자 팽노의 손이 어깨를 짧게 눌렀다. 막지 않는다, 그냥 여기 있으라는 뜻이었다. 소령은 멈췄다. 싫었지만 멈췄다. 칼자루를 쥔 손에 땀이 배었다.

막리연이 바위 뒤를 돌았다. 잠시 후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너."

대답은 없었다. 대신 덤불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막리연의 짧은 웃음소리.

"소령아, 와봐."

소령이 바위를 돌아가자 거기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산양 한 마리가 덤불에 발이 걸려 허우적대고 있었다. 밤새 묶여 있었는지 발목 주위가 벗겨져 있었다. 막리연이 쪼그려 앉아 묶인 덩굴을 끊어주자 산양은 한 번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언덕 위로 내달렸다.

"…저게 우리를 따라온 거였습니까."

"그러니까 말이지, 너는 사람 기척 하나는 잘 잡는데. 짐승 기척은 아직 멀었어."

팽노가 다가와 그 광경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 끝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소령은 그것을 보고 괜히 귀가 뜨거워졌다. 칼자루에서 손을 뗐다. 손바닥에 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별원에 닿은 것은 새벽 이전의 마지막 어둠이 가장 짙어졌을 때였다. 돌담은 허물어진 곳이 두 군데였고,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아니, 잠금쇠 자체가 뜯겨 있었다. 최근에 뜯긴 것이 아니었다. 단면이 이미 녹슬어 있었다. 소령은 손가락으로 그 단면을 짚었다. 녹이 손끝에 묻어났다. 한 계절이 아니었다. 적어도 두 해, 어쩌면 그보다 더.

소령은 문을 밀기 전에 멈췄다. 막리연이 옆에 섰다. 팽노가 문 왼쪽에 등을 기댔다. 세 사람의 호흡이 각기 다른 박자로 가라앉았다. 소령은 팽노를 봤다. 팽노는 별원 안쪽을 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 눈빛은 읽히지 않았다. 막리연을 봤다. 막리연은 소령을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안심을 주려는 것인지,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것인지. 소령은 그 시선을 받으면서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했다.

소령은 문을 밀었다.

경첩이 낮고 길게 울었다. 별원의 뜰이 열렸다. 잡초가 무릎까지 자라 있었고, 낡은 수련 목주(木柱) 두 개가 반쯤 쓰러진 채 서 있었다. 청명문의 흔적이었다. 3년 전 불타고 남은 것들 중에서도 이곳까지는 불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소령의 발이 문턱을 넘었다. 그 순간 등 뒤가 서늘해졌다. 검결이 새겨진 피부가 반응하는 것인지, 그냥 새벽 냉기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소령은 그 서늘함을 억지로 무시하지 않았다. 그냥 느끼면서 걸었다.

팽노가 소령의 어깨 너머로 뜰 안쪽 어딘가를 오래 바라봤다. 소령은 그 시선이 향하는 곳을 따라갔다. 수련 목주와 무너진 돌벽 사이, 잡초 밑에 잠긴 무언가. 돌로 된 덮개.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였다. 잡초가 덮개 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지만, 가장자리 한쪽은 풀이 눌린 흔적이 있었다. 누군가 이미 한 번 열었다가 다시 덮어둔 것이었다.

"처음 오는 척은 이제 그만 하셔도 됩니다."

소령은 팽노를 향해 말했다. 뒤돌아보지 않고.

팽노는 대답하지 않았다. 막리연은 팔짱을 낀 채 하늘을 봤다. 구름 사이로 별이 서너 개 보였다. 동이 트기 전의 하늘이었다. 소령은 그 침묵을 기다렸다. 부정도 긍정도 없었다. 그것이 곧 대답이었다.

"들어가자."

팽노가 처음으로 먼저 발을 뗐다. 소령은 그 뒷모습을 한 박자 바라보다가 따라 걸었다. 별원의 잡초가 발밑에서 눌렸다. 지하 입구의 돌덮개가 그들 앞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소령은 손을 덮개 위에 얹었다. 차갑고 거칠었다. 녹슨 쇠 냄새가 손바닥에서 올라왔다. 밀어야 했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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